2020년 개봉한 가족 드라마 <담보>는 어쩌다 보니 한 아이를 ‘담보’로 맡게 된 두 사채업자와, 그 아이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이야기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휴먼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의미와 사랑, 책임, 성장이라는 깊은 메시지가 녹아 있습니다. 성동일, 김희원, 박소이, 하지원, 김윤진 배우가 만들어낸 감정의 하모니는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1. 줄거리 – “돈으로 시작된 관계, 진짜 가족이 되다”
1993년 인천. 사채업자로 일하는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는 평소처럼 돈을 받기 위해 거래처를 쫓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불법체류자인 중국동포 여성 강명자(김윤진)에게 돈을 받을 일이 생깁니다.
강명자는 갚을 돈이 없다며 부탁하고, 두석은 으레 하듯 겁을 주지만 그 상황에서 8살 딸 승이(박소이)가 등장합니다. 돈을 못 받게 되자 두석은 충동적으로 승이를 ‘담보’ 삼아 데려와버리고, 강명자는 금방 데리러 오겠다며 자리를 떠납니다. 하지만 이후 그녀는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되고, 연락이 끊기면서 승이는 사채업자들의 손에 맡겨진 채 남겨집니다.
처음엔 그저 ‘돈 받고 맡긴 애’였던 승이. 그러나 승이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순수함에 두석과 종배는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승이도 이 아저씨들을 가족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두석은 밖에서는 거친 사채업자지만, 승이 앞에서는 김치볶음밥을 해주고, 머리를 묶어주는 따뜻한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어갑니다. 종배는 투덜거리면서도 챙길 건 다 챙기는 삼촌 같은 캐릭터로 웃음을 줍니다.
2. 리뷰 – 웃음과 눈물, 현실을 넘나드는 진짜 감동
① 아역 박소이의 심장 저격 연기
이 영화의 중심은 단연 박소이 배우입니다. 어린 승이를 연기한 그녀는 순수함과 외로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눈빛과 표정 하나로 담아냅니다. 특히 “두석 아저씨~”라고 부르며 품에 안기는 장면은 수많은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단순한 감정 과잉이 아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② 성동일X김희원의 인생 연기
성동일은 늘 그렇듯 투박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를 절묘하게 소화했고, 김희원 역시 그 특유의 ‘투덜거리며 정 많은’ 캐릭터를 유쾌하게 표현했습니다. 두 사람의 케미는 마치 실제 삼촌과 조카 같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진짜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이들은 ‘보호자’가 되어야 했기에 그렇게 된 게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 함께하게 되는 ‘진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자연스러운 감정선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죠.
③ 가족의 정의를 다시 묻다
<담보>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닌, 정으로 맺어진 가족을 그립니다. 법적 보호자도, 친부모도 아닌 이들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진심은, 오히려 어떤 가족보다 더 가족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는 불법체류자 문제, 이주 여성의 현실, 아동 보호 시스템의 빈틈 등 우리 사회가 외면하기 쉬운 이슈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관객은 영화 속 인물에 감정이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주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3. 결말 –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시간이 흘러 승이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변호사가 됩니다. 성인 승이 역은 하지원 배우가 맡아, 어릴 적 승이의 따뜻한 마음과 고단한 성장의 흔적을 깊이 있게 표현합니다.
성인이 된 승이는 자신의 친엄마인 강명자(김윤진)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동안 가슴속에 묻어둔 혼란과 상처가 터져 나옵니다. 왜 나를 두고 갔는지, 왜 찾지 않았는지, 그리고 두석과 종배가 이 사실을 숨긴 건 아닌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그녀를 흔듭니다.
그 갈등은 잠시 이들을 멀어지게 하지만, 결국 승이는 깨닫습니다.
“나를 진짜 가족처럼 아껴주고, 지켜준 사람은 두석 아저씨와 종배 아저씨였다.”
영화의 마지막, 두석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종배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승이는 그들의 ‘딸’로서 병문안을 오고, 두석의 손을 꼭 잡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 나 왔어.” (눙물이 안 멈췄다..ㅠㅠ)
법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들이지만, 서로의 삶에 깊게 스며들며 진짜 ‘가족’이 된 순간입니다.
4. 결론: 울지 않으려 해도 결국 울게 되는 영화
<담보>는 전형적인 ‘신파’를 예상하고 본 관객들에게 반전을 안겨줍니다. 억지 감동이나 과한 전개 없이, 인물 간의 진심과 세월을 통해 ‘가족’이란 단어를 다시 느끼게 만듭니다.
- 웃고 싶을 때도
- 위로받고 싶을 때도
- 가족이 그리울 때도
이 영화는 가장 따뜻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